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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기소 관련 대외적 위기 상황에 대한 업비트의 대응


암호화폐 시장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검찰 기소 관련 내용으로 하루종일 시끌시끌했다. 


오늘은 이러한 상황에 대한 업비트의 조직적인 대처 능력에 대해 정리해보고 싶어 포스팅을 작성했다. 


커뮤니케이션 관련 일을 했었고, 지금도 하고 있다보니  

부정적인 사안이 발생했을 경우 그 회사의 위기관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유심히 보게 된다. 


이번 업비트의 위기 대응은 매우 훌륭했다. 솔직히 업비트를 다시봤다. 

다시봤다는 뜻은 거래소로서의 성장 가능성이나 윤리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업을 진행하는 조직 자체의 힘을 느낀 것이다.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이정도로 꼼꼼하고 정교하게 진행하는 곳이라면 

앞으로도 조직이 더 크게 발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내부적으로 이번 사안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한 분이 누구인지 매우 궁금하다. 




이게 뭐가 대단한데? 

라고 생각하는 분들을 위해 설명드리자면.. 



스타트업, 특히 암호화폐나 블록체인 쪽 회사들은 위기관리 영역에서 한없이 약하다. 약할 수 밖에 없다.



이쪽의 회사들은 보통, 이러한 상황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 참고할만한 사례 부족

(보통 본인들이 첫 타깃이다. 잘 풀리면 해당 내용으로 돈받고 강연까지 가능하게 될 정도다)


2. 기득권 세력 및 수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방해

(영역이 구분되어 있지 않다. 진흙탕 싸움도 이겨내야 된다. 때문에 어디서 위기 상황이 터질지 예측이 어렵다) 


3. 정부, 검찰 등으로부터의 간섭 

(우리나라는 포지티브 규제 국가다. 경쟁사보다 정부가 더 무섭다)


* 포지티브 규제: 법률·정책상으로 허용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나열한 뒤 나머지는 모두 금지하는 방식의 규제를 말한다. 하라는거 빼고 다른거 하면 모조리 다 잡겠다는 뜻....




회사가 자리잡는데 모든 경영진이 몰입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위기 관리는 항상 후순위로 밀릴 수 밖에 없다. 


1. 조직이 완벽하지 않아 특정 사안에 대해 영역별 TF를 구성하기 어렵고, 

2. 위기 상황을 예상하고 준비할 여유와 시간이 없고, 

3. 위기관리 및 대응을 전문적으로 준비할 인력도 부족하다. 



보통 스타트업 기업들이 위기 관리 상황이 될 경우 아래와 같은 스토리로 흐른다.


1. 상황인식

뭔가 부정적인 소문이 돌고 있는 것을 눈치챈다. 

하지만 현업이 너무 바쁜 나머지 머릿속으로는 '괜찮아 잘될꺼야 잠잠해 지겠지'라는 기대감이 조금 있다. 

아직은 맞을만 하여 그냥 뚜드려 맞는다. 


2. 상황 악화 

시간이 지나면서 부정적 여론이 늘어난다. 

기사가 점점 많아진다. 아직은 회사에서 바로 눈치 못챈다. 

네이버 뉴스로 들어가야 확인 가능한 정도다. 

하지만 이미 백단에서 바이럴로는 엄청나게 퍼지고 있다. 


3. 대책논의

정신차리고 내부 대책회의를 진행한다.  

원인을 찾고, 대응책을 찾아본다. 

프레임이 잡혀버린뒤라 뒤늦게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경영진급에서 나서게 된다. 

공지를 준비하고, 파트너사들에게 전화 및 연락을 돌린다.


나서는 와중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온다. 경영진이 바뻐서 못받는다. 


4. 결과 

전화는 알고보니 기자다. 

새로운 뉴스가 뜨고 기사 하단에 고정 문구가 박힌다. 


"본사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해당 기사가 바이럴로 퍼진다. 

먹튀 기업으로 프레임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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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망하는 것은 순식간이다... 



오늘 업비트는 이 모든 단계에서 완벽하리만큼 빠른 대응과 메시지 전략을 보여주었다. 


1. 상황발생 

검찰발 보도자료이기 때문에 통신사 자료가 뜨는 순간부터 바이럴로 즉각적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특히 암호화폐 시장이 상승장이었다가 갑자기 폭락하는 시점에 맞춰서 나온 기사라 투자자들의 동요와 기사의 전파성은 상상을 초월했다. 




2. 대응 (회사)

곧바로 (진짜 곧바로였다. 한 10분 정도 지났었나...) 회사에서 기사에 대한 공지글을 올린다. 


문제가 된 안건에 대해서 결백함을 주장하되 이로 인한 투자자들의 동요에 대한 사과도 잊지 않았다.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공지글이 아니다. 


내용은 오랜 시간에 걸쳐 다듬어 졌지만 공지 시간은 무서울만큼 빨랐다. 

기사화도 빠르게 진행됐다. 모든게 실시간.. 



원문은 여기서 확인 가능




<업비트 공지글은 카톡방으로 즉각적으로 퍼졌다>


<협의 부인 기사가 바로 올라오면서 사안에 대한 오해가 있었음을 공식적으로 알리게 된다>




3. 커뮤니티


업비트의 C레벨이 본인의 페이스북에 사업의 진정성에 대해 추가적인 내용을 다뤘던 컨텐츠가 돌기 시작한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언론사는 각각의 편집권한이 있어서 기사의 야마에 맞게 내용을 정리하게 된다. 

이쪽에서 본의아니게 사실이 왜곡되거나 사라지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부분을 보강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이러한 글들의 경우 글에 감정을 넣을 수 있어 구독자 혹은 외부 사람들의 공감가 동의를 얻는데 기사보다 더욱 큰 힘을 발휘한다. 


해당 글은 꽤 이전에 작성된 글이지만 사업을 향한 진정성을 알리는데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컨텐츠다. 







결론

업비트가 카카오의 자회사니 뭐니 하는 이야기를 전부 차치하고, 이정도의 기민한 언론대응은 사실 본적이 없다.

사실 이정도의 이슈면 진실과 관계없이 한 일주일은 해당 기사로 도배가 되고 억울함을 호소해야 하는게 정상인데, 발빠른 대응으로 금방 사그라 들은 것 같다.  


업비트, 다 떠나서 오늘만큼은 따봉 드립니다. 





즐거운 성탄절, 연말 되세요. 



*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 없이 전 업비트와 그 어떤 관계도 없습니다. 혹시나 하여 적어 둡니다. 

업비트는 저를 암호화폐 투자에 빠지게 한 나쁜 곳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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